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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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여고생과의 상담에서

어느 여고생과의 상담에서 

 

 

 

 남자 의사 한 명이 여자 환자 두 명과 상담하는 사진

 

 

 

얼마 되지 않은 일이었다. 대기실에 한 여학생이 혼자 앉아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쑥스러워 하고 주변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성형외과를 혼자 찾는 여자 분들이 적지 않기에 대수롭지 않게 느낄 수 있으나, 너무 위축되어 있어서, 또 너무 순수하게 보여서 안쓰럽기까지 했다. 긴 머리에, 가방을 메고, 책을 가슴에 그대로 안고 있는 모습이 영 그렇게 보였다.

 

 


그 여학생이 진료실로 들어와서 상담을 했다. 이제 막 고등학생이 되었고 쌍꺼풀 수술을 원한다고 했다. 이미 몇 군데 성형외과를 갔는데, 여러 곳의 말이 너무 달라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다고 했다. 몇 군데 병원에서는 수술일자를 너무 다그쳐서 도망 나오듯이 나왔단다. 어린 여학생이고 혼자 왔기에 고객에 대한 예우를 제대로 지키지 못했던 것 같다.

 

 


쌍꺼풀로 충분히 좋아질 수 있는 눈이고, 현재 상태가 눈매교정, 앞, 뒤트임까지 굳이 할 필요 없었다. 또 학생의 상황이 이런 모든 수술을 할 만하지 못했다. 수술비용도 문제거니와 학업 중에 있는 학생에게 여러 가지 수술을 권한다는 것이 아무래도 무리였기 때문이다. 쌍꺼풀만으로 충분히 좋아질 수 있는데 왜 쌍꺼풀로 좋아질 수 있는 눈이 아니라고 했을까?

 

 


여학생은 자기 눈에는 눈매교정이 꼭 필요한 게 아니냐는 말을 여러 번 했다. 타병원에서 쌍꺼풀 수술로 좋은 결과가 나오기 어렵기에 눈매교정을 반드시 해야 한다는 말이 아무래도 맘에 걸렸던 것 같았다.

 

 


눈 수술에는 여러 가지 수술방법이 있고, 그 중에서 내게 적합한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가령 눈 수술의 방법으로 1에서 5까지의 방법이 있다고 하자. 1보다는 2가 좋고, 2보다는 3이 더 나을 수 있지만, 현재의 상태를 개선시키는 정도가 2로 충분해질 수 있다면 굳이 5를 추천할 필요가 없다. 1에서 5로 갈수록 수술도 까다로워지고 회복기간도 길기 때문이다.

 

 


그리고 시술을 원하는 학생의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간단하게 1, 2의 방법으로 현재 상태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데, 굳이 5 단계의 수술을 받으라고 하는 것은 시술받는 자의 입장에서 수술을 선택한 거라고 보기 어렵다.

 

 


여학생에게 5보다는, 1 혹은 2의 수술방법이 더 적합하다는 것을 한참 설명했다. 다른 병원에서 가졌던 궁금증을 해소하고 그 여학생은 방학 때 다시 돌아오기로 하고 돌아갔다. 인사를 여러 번 하고 돌아가는 모습에서 안도하는 느낌을 받았다. 그 여학생을 보면서 다시 한 번 다짐했다. 수술을 원하는 분의 입장에서 수술을 권해드리자. 내 조카에게, 딸에게 조언을 주듯이.

 

 

 

 

 

글 2010.04.21 Dr.Kim / 옮긴이 Joy

   Editor_김경호

* 업데이트 : 2013.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