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에디터들이 전하는 일상, 성형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에세이
환자의 마음
환자의 마음
3년 전 어처구니없는 사고를 당해 수술을 받은 경험이 있다. 성형외과 의사가 어깨를 다쳤으니 말이 아니었다. 당혹스럽고 어찌해야 할지 몰라 당황했던 기억이 난다. 3년이 지나고 그 시간을 돌이켜 보면 그 시간을 통해 잃은 것도 많지만 얻은 것도 많다.

먼저 환자가 된 후 담배를 끊었다. 40여 일간 병원 운영을 중단해야 해서 이래 저래 골치 아픈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지만, 담배와 인연을 끊게 된 것이 내게는 큰 득이었다. 또 한 가지가 더 있다. 의사의 입장이 아니라 “환자가 되어 본 경험”이다. 환자가 된 이후로, 나는 환자들이 의사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알게 되었다.
전신 마취로 수술을 받아서 수술 후 통증이 너무 심했다. 밤에는 잠도 잘 잘 수 없었고, 똑바로 앉아 있는 것도 힘들었다. 그래도 이런 것들은 참을 만한 것이었다. 참기 어려운 것은 도대체 만나기 힘든 의사였다. 궁금한 것이 너무 많았는데 의사를 보기가 어려웠다. 하루 종일 기다려서 만난 것은 5분도 채 되지 않았다. 궁금한 점을 해결하기 너무 짧은 시간이었다.
하지만 내 집도 의사는 시간이 많지 않았다. 그분이 내게 최대한 배려를 하고 있고, 그가 정해진 시간에 얼마나 정신없이 움직이는지, 얼마나 고단하고 힘든지를 나는 너무 잘 알았다. 모든 것을 잘 알면서도, 내 궁금증을 다 해결하지 못한다는 게 짜증스러웠다. 누군가 그랬다. 환자가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은 수술 후 경과, 어떻게 치료가 진행되는 지란다. 궁금한 것들이 내 집도 의사 앞에서는 도대체가 생각나지 않았고, 의사가 돌아가고 난 후 여러 가지 궁금한 것들이 다시 떠올랐다. 의사가 이내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바빠지는 것은 당연했다. 그래서 나는 그 후 질문을 메모하기 시작했다.
환자로 느낀 점이 또 있다. 붕대를 감고 의사를 기다리는 환자가 되고 보니, 의사란 존재가 참 높게 느껴졌다. 내 집도의사이고 현재 나의 상황을 호전시킬 수 있는 유일한 분이니, 그런 감정을 느끼는 게 당연하다 싶었다. 거리감을 느끼는 환자 앞에서 의사의 부드러운 말과 웃음이 얼마나 중요한지, 특히 부드러운 웃음이 얼마나 강한 치료가 되는지를 알았다. 치료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정보전달보다 의사가 나의 든든한 보호자가 되어준다는 느낌, 나의 불안과 고통을 함께 공유하고 있다는 안도감이라는 것을 그때 알았다.
이 모든 것을 환자가 되고 알게 되었다. 알고는 있지만 체감하지 못한 것을 환자가 되고 알게 된 거다. 아, 나를 찾는 분들도 이런 감정을 느끼겠구나. 나보다 훨씬 더 하겠지. 그때 결심했다. 대기 시간을 최대한 줄이고, 수술 후 경과에 대해 보다 신경을 쓰며, 내게 수술을 받는 분의 수술의 경과, 과정을 모두 이해했다고 판단했을 때 수술을 결정하자. 그리고 최대한 상담시간을 많이 가지고, 모든 종류의 상담에 정성을 다하자.
그러나 나는 이번 겨울 역시 정신없이 일하면서, 이 다짐을 제대로 다 지키지 못했다. 조금 마음의 여유가 생기니 반성이 된다. 그때 가졌던 환자의 마음을 잊지 말아야지. 벽에 써서 붙여 두어야겠다.
글 2010.03.17 Dr.Kim / 옮긴이 Joy
Editor_김경호
* 업데이트 : 2013.11.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