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에디터들이 전하는 일상, 성형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에세이
글의 힘
글의 힘

나는 오랜 시간 학교에서 일했다. 학위 과정을 마칠 때마다 그 곳이 나의 전부이고 떠나서는 안 되는 곳인 줄 알았다. 대학에 입학하고, 대학에서 선생으로 일하기까지 20여년이란 긴 시간을 대학에서 보냈기에 이런 생각이 크게 무리는 아닌 것 같다. 결혼식 날짜도 강의 스케줄에 따라 잡았고, 만삭이 되고도 잦은 특강을 마다하지 않았다. 아이들이 커가면서 아이 엄마로서의 역할도 중요했지만, 내 아이들의 중요한 행사보다 나의 학교 일상이 더욱 중요했고, 내가 열심히 살아야 내 아이가 미래사회에 잘 적응하는 아이가 될 수 있다고 자위했다. 나는 참 긴 시간, 내 터전이 이 세상의 전부라고 생각했다.
학문이라는 직업을 선택하고 한참이 지나서 원하는 곳에 발령을 받았다. 내가 가고자 하는 곳의 마지막 일터라고 생각했고, 처음 발령받고 참 행복했다. 하지만 원하던 자리에 발령을 받고 채 1년이 되지 않아 너무도 강한 회의가 밀려왔다. 발전의 속도가 너무 느린 학교, 가치가 전도되어 ‘주’보다 ‘객’이 더 우선시되는 곳, 비판과 비난으로 일색하면서 정작 나에 대한 성찰은 너무도 없는, 바로 그런 곳에서 내가 있다고 느끼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내 글을 대중들이 읽어주지 않는다는 것’이 못 견디게 싫었다. 내가 연구한 분야가 대중들과 인접한 영역의 학문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학술논문의 한계를 넘어서지 못했다. 학술적인 글도 에세이처럼, 대중들에게 쉽게 읽히도록 써야 한다는 생각에 쉽게 풀어내려 했지만, 나의 능력의 한계인지, 학술논문과 대중들이 보는 글 시장이 차단되어서인지, 나는 그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 물론 그 벽을 뛰어넘은 위대한 학자들도 많지만. 갑자기 그런 현실이 싫었다. 내 글이 읽혀지지 않는 이유가 진부하고 정체되어서, 죽은 학문이라서, 그 이유가 어찌되었던지 간에, 내가 가치 있는 글을 쓰지 못한다는 것이 못 견디게 싫었다. 나는 학교에 이런 저런 핑계를 대고 학교를 떠날 준비를 했다. 떠나겠다고 생각하니 준비는 간단했다.
많은 분들의 걱정과 의구심을 뒤고 하고 나는 학교에서 나왔다. 이제 내게는 학교에서 부여된 타이틀이 없다. 학교의 타이틀은 사라졌지만, 나는 이제 대중들에게 읽혀지는 글을 쓰고 있다. 내가 글을 쓰고 발표하는 곳이 온라인이고, 성형이라는 주제가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제여서 많이 읽히는 것이겠지만, 나는 내 글을 사람들이 읽어준다는 것만으로 너무 행복하다. 가끔씩 조회 수를 보면 깜짝 깜짝 놀란다. 사람들이 많이 읽어줄수록 더욱 쉬운 말로, 더욱 깔끔한 용어로, 그리고 양질의 정보로 사람들에게 깊숙이 다가가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진다.
글은 어려울 필요가 없고, 미사여구를 잔뜩 넣을 필요도 없다. 사람들에게 읽히는 글이 되기 위해서는 진솔해야 하며, 내가 잘 아는 것으로 작성되어야 한다. 인터넷 시대에 글이 뭐 그리 중요할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인터넷이 모든 것을 장악하는 곳에서, 글은 대단한 위력을 가진다. 내가 아는 것을 글로 쉽게 풀어낼 때, 대중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작성될 때, 그때 글의 힘이 제대로 발휘된다. 나는 이제 새로운 곳에서, 대중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성형외과 에디터로 80세까지 글을 쓰고자 한다.
글 2009.11.11 에디터 mane / 옮긴이 Joy
Editor_
* 업데이트 : 2013.11.16












